포운의 자작글, 솜씨방

우리집 황아지...^^*

포운 2006. 10. 18. 19:38

 

일어나려고도 안하고 눈만 멀뚱 거리네요.

눈이 너무 이쁘지 않나요~? ^^*

 

우리집 애완견 이름은 황 아지...
강아지에서 "강"자 빼고 남편과 아이들 성인 황자를 붙여 황 아지라 한답니다.

우리 가족과 함께 산지 14년째...
시집 한번 못 가봐서 노처녀(?)로 늙고 있는 우리 황 아지...
생김은 꼭 옛날 교과서에 나오는 바둑이 같이 생겼지요.
애비는 치와와, 애미는 마르티스 사이에서 태어난 잡종이랍니다.

잡종이라 식성도 잡식성이라 아무거나 다 잘먹지요. 그러다보니 비만이 되어 배만 볼록하고 다리는 가늘고 짜리몽땅하여
뒤뚱 뒤뚱 걷는걸 보면 꼭 돼지새끼 같았지요.
하여 다이어트 시킨다고 사료도 하루 한번... 간식도 하루 한번으로 줄였더니
살은 빠지는데 배가 고프니 쓰레기통을 뒤지는 바람에 맨날 야단만 맞는답니다.^^*

눈치는 있어서 야단을 치면 소파나 침대밑에 들어가 눈만 빼꼼 내놓고 눈치만 보는걸 보면
정말 개같지 않아요.
그리고 목욕하는건 제일 싫어해 목욕소리만 나오면 어디 숨어서 꼼짝도 안하지요.ㅎㅎㅎ

그래도 이쁜짓도 곧잘 한답니다.
우리집 전화벨이 울리면 빨리 받으라고 우우웅~~하고 꼭 여우 울음 비슷하게 울어대지요.

화장실에서 미쳐 벨소리를 못들어 늦게라도 받을라치면 낑낑대며 난리가 난답니다.
수화기를 들어야 비로서 울음을 멈추니...시키지도 않았는데 어찌 알고 그러는지 원~! ^^*

또 한가지...
여기 ㅇㅇ아파트 ㅇ동 ㅇ호인데요, 피자 한판 부탁해요.하고 전화기를 들고
음식을 주문하면...배달이 올때까지 현관앞에서 끙끙대며 안절 부절 못하며 기다리지요.

지한테는 국물도 없는데도 음식주문 하는건 어찌 그리 잘 아는지...
배달원이 와도 짖지도 않구요, 낯선 사람이 오면 곧잘 짖어대어 밥값은 하거든요.^^*

아침에 외출 할때는 으례 안데려 가는줄 알고 쳐다도 안보고 잠만 자면서
저녁에 어디 나갈라치면 지가 먼저 현관에 나가서 기다리고 있으니...
식구 중에 어느 하나라도 안들어 오면 올때까지 현관 앞에서 납작 엎드려 기다리고 있다가 밤늦게 들어오는 식구를 사람보다 더 반가워 하며 난리를 치니...정말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런 우리 아지가 요즘은 부쩍 늙은 티를 내어 안쓰럽네요.
이빨도 많이 썩어 빠지는 바람에 단단한 음식도 못먹고...
다리도 몸보다도 유난히 가늘어 관절이 안 좋아 절을때가 많네요.

같이 사는 동안은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으련만...
모르는 이들은 무슨 개를 그리 오래 키우냐고 하지만...
처음부터 안 키웠으면 몰라도 키우다 보면 정이 들어 지목숨 다 할때까지는
보살피며 살아야지요.

요즘은 유기견 때문에 말이 많은데...정말 키울때는 무슨 마음으로 키우다가
그리 매정하게 내다 버릴수 있는건지...그 초롱 초롱하고 맑은 눈을 보면 어떻게
그런 매정한 마음이 들수 있는지...그놈의 정때문에라도 그런짓은 도저히 이해가 안가네요.

나보다 더 할머니가 되어가는 우리집 귀염둥이...황아지

 사는동안엔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오늘따라 괜히 더 안쓰러워
몇자 적어 보네요...아지 사진이 앨범방에 있어요~!

2006.10.19/포운

 

이젠 늙어서 잠만 자려고 하네요.

사진 찍자고  하니 겨우 눈만 뜨는군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