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에게 들려주는 추억 한토막...
친구들이여~~~
까마득한 먼 옛날...
초등시절의 추억 한 토막 들려주려 하는데 읽어보겠나~?ㅋㅋ
우리가 6학년이던 그때만 해도 중학교에 갈려면 학교별로 입학시험을 치러야 하지 않았나?
하여 방과 후에 과외라는 게 그 때도 있었지.
담임선생님 집에서 과외 수업을 받았지 않나 그 당시에는...다들 잘 알지?
우리 6학년 4반 담임은 황 병수 선생님...집은 그 당시 싸전거리 지나 영전사라는 절 근처에 있었다네.
방과 후 저녁 7시부터 2시간가량...그리고 새벽에 2시간가량...
이렇게 과외를 했으니 그 때만해도 꽤나 극성스러웠나 보이...ㅎㅎㅎ
과외비는 그 때 당시로 단돈 천원...(이게 얼마만한 가치의 돈인지는 기억을 못한다네, 이해 해 주게나!)...
문제집은 수련장 한 권...(수련장 이름도 기억에 없다네)...
선생님 집 좁은 마루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매일 한두 장씩 문제를 풀면, 선생님이 풀이 해 주는 식의 과외였지.
근데 말일세...말이 과외지 노는 날이 더 많았을걸 아마? ^^*
우리 담임선생님은 술을 무척이나 좋아하시는 분이 셨다네. 우리들이 문제를 푸는 동안 선생님은 슬그머니 어디론가 나가시네. 수련장 문제를 다 풀고 나서 마냥 선생님을 기다리다 보면 기분 좋게 취해서 들어오시는 선생님..
-그럼 문제 풀이는 내일... 이럴 실 때가 더 많았지...ㅎㅎㅎ
한 번은 기다리다 지친 우리들이 풍기읍내 술집을 다 찾아다닌 적도 있었구먼. (이건 절대 선생님께 누가 되라고 쓰는 글이 아니네. 추억거리를 찾다보니 이런 얘기까지 나온 거라네.ㅋㅋ)
난 6학년 그 어릴 때 왜 그리 잠이 없었는지...항상 토끼잠을 자며 자주 깨곤 했는데...
그 당시 우리 집은 풍기극장 밑 솥전 집...( 풍기에서 이 집 모르면 간첩(?)이지 아마?^^)
새벽 2-3시면 일어나 그 시각에 깜깜한 새벽길을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려
우리 집에서 영전사절 근처에 있는 선생님 댁엘 갔다네.
골목길로 난 창문을 두드려 곤히 잠드신 선생님내외를 깨우곤 했는데...
무섭다고 빨리 열어 달라고 떼를 쓰며 두드려댔는데...
그리곤... 새벽에 올 다른 친구들이 올 때까지 선생님과 사모님사이에서 잠을 청하곤 했지.
우리 어릴 때만해도 뒷간(화장실)이 마당 저 끝 담벼락 옆에 있었지 않나?
밤에 한 번 갈라치면 또 얼마나 난리법석을 떨었든고?
식구 중 누굴 깨워야 하고, 손전등이나 촛불 들고 망을 보게 하고...그래야 볼일을 보지 않았냐고...흐흐
그렇게 어둠이 무서워 밤만 되면 꼼짝을 못하던 겁쟁이가...그 어두운 새벽길을...
인적하나 없는 깜깜한 밤길을 어떻게 매일 뛰어 갔는지...
아침이 돼도 아이들이 안 올 때가 더 많았지.그러면 난 혼자서 선생님내외 사이에서 계속 잠을 자는 기라~
집에서 못 잔 잠을 선생님 집에서 벌충하는 거지 머...ㅋㅋ
그러다 보면 아침도 아예 선생님 집에서 먹고는 학교에 갈 때가 더 많았고,
그 때 한창 어금니를 갈 때라고 생각되네. 밥을 먹다보면 뭔가 아작 씹히네.
-그럼 지붕에다 던지고 까막아~까막아~ 헌 이 줄게 새 이 다고~해~라~
그렇게 샌님 집에서 내 어금니는 다 갈은 것 같구먼.^^*
그런데 여보게들~어른이 되어서야 난 깨달았다네
그 당시 선생님은 돌도 안 지난 아기가 하나 있었던 신혼이었다는 사실을...
이 철없는 까불이 때문에 두 분이 얼마나 곤욕을 치뤄겠냐고 말일세.
곤히 잠든 새벽에 매일 창문을 두드려 깨워드렸으니...두 분 사이에 꼭 파고들어 잠을 자곤 했으니...
이 눈치코치 없는 철딱서니가 얼마나 얄미웠을까~
그래도 내색 한번 안 하시고 천둥벌거숭이 선머슴아 같은 까불이를 귀여워만 해 주신 기억만 나니...ㅠㅠ
언젠가 다짐 했지, 꼭 사모님을 뵙고 그 때 일을 말씀드리고 죄송했다고...
어릴 때 뭔 모르고 저지른 저의 실수(?)를 용서해 달라고...그렇게 빌고 싶었다네.
헌데...지금껏 못했네 그려~ 그 삼촌 같고 숙모 같았던 선생님 내외분은 요즘 소식을 전혀 알 수가 없다네.
아마도 선생님은 멀리...ㅡㅡ;
아~~~ 두 분이시여~ 어디에 계시든 용서 하소서~ 이 철부지를~ ㅡㅡ;
초등시절 추억거리를 들쳐보니 그 때 일이 제일 또렷하구먼. 하여 몇 자 적어봤다네.
역시 추억은 소중한 것이여~~!^^*